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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습득법 세 번째 이야기 — 언어를 배우는 순서와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

by 개발고래 2025. 3. 26.

안녕하세요, 개발고래입니다.

 

학교 교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도 영어 습득법에 대한 세 번째 이야기를 이어가볼까 합니다.

오늘은 아기가 모국어를 습득하는 순서우리가 지금까지 영어를 배워온 방식을 한번 비교해보려고 해요.
사실 이걸 정리하다 보니 왜 우리가 그렇게 오래 영어 공부를 해도 회화가 안 되는지, 조금씩 그 이유가 보이더라고요.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자연스러운 순서

먼저 아기가 모국어를 배우는 순서를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1. 말을 알아듣는다.
  2. 말을 따라 한다.
  3. 글을 눈으로 읽을 수 있게 된다.
  4. 글을 손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이걸 보면 정말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처음엔 소리를 듣고, 상황과 반복을 통해 의미를 익히고, 그 다음에 입으로 따라하며 언어를 익히죠.
그리고 나서 글자를 배우고, 손으로 글씨를 쓰게 됩니다.

이건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언어든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아주 기본적인 언어 습득의 흐름이에요.
우리가 한국어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고, 지금 아기들도 그렇게 배우고 있죠.

그런데 우리는 영어를 이렇게 배웠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영어교육 과정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어요.

  1. 글을 눈으로 읽으려 한다.
  2. 글을 손으로 쓰려 한다.
  3. 말을 따라 하려 한다.
  4.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

이걸 보면 뭔가 앞뒤가 바뀐 느낌이 들죠?
원래는 소리를 듣고 익혀야 하는데, 우리는 글부터 배우고 쓰기부터 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회화 능력은 늘지 않고, 시험용 영어만 남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왜 이런 교육방식이 자리잡았을까?

정확한 역사적 배경은 저도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이런 교육방식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식 교육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을 비하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실제로 일본도 영어 회화 실력이 좋은 나라는 아니라고 알려져 있죠.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요)

결국, 인간의 뇌가 언어를 배우는 방식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이걸 억지로 거슬러 배우려 하니 효과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어서 우리도 그 방식으로 영어를 배워왔고, 지금도 학교에서는 비슷한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죠.

그래서 영어 '공부'가 아닌 영어 '습득'으로

저 역시 학생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시험을 위해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단어 외우고, 문법 문제 풀고, 독해 지문 풀고…
그런데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말이 잘 안 나오는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공부가 아닌 습득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 계기가 된 게 지난번 첫 번째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스티븐 크라센 교수님의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 이론이에요.
그때부터 저도 영어공부의 방법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그리고 2023년 9월 8일부터 지금까지
영어 듣기, 즉 **Input(입력)**에 엄청난 시간을 쏟아붓고 있어요.
영화, 유튜브, 팟캐스트, 애니메이션, 드라마, 뉴스 등
자투리 시간마다 귀에 영어를 들려주고, 억지로 공부하려 하기보다는
그냥 영어 소리에 익숙해지고 내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

사실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단순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것도 있지만,
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와 제 딸을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꼭 성공해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고요.

아무리 AI가 발전한다고 해도,
직접 영어를 알아듣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다면
내가 볼 수 있는 세상은 훨씬 넓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해외에 나가도 공항, 안내센터, 식당, 관광지 어디를 가든
영어가 기본으로 깔려있잖아요.
영어를 할 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그걸 몇 번 경험해보니 늦었더라도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오늘도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동안 제가 어떤 콘텐츠를 듣고 보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이해 가능한 입력을 실천해왔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정리해볼까 합니다.

영어공부가 지겹고, 회화가 늘지 않아 답답했던 분들,
공부가 아닌 진짜 영어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분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고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