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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영어 습득법 — 스티븐 크라센의 '이해 가능한 입력' 이론

by 개발고래 2025. 3. 26.

안녕하세요, 개발고래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도 영어 습득법에 대해 제 생각과 경험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해 가능한 입력

 

혹시 여러분은 영어를 배운다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인가요?
단어 암기? 문법 공부? 아니면 회화 학원?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고, 시험을 치르기 위해 단어장과 문법책에 매달려본 경험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도 막상 외국인과 대화를 하려면 입이 잘 떨어지지 않고, 문장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죠.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평생 언어습득에 대해 연구해온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Stephen Krashen) 교수님의 이론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이분이 주장하는 언어 습득법을 알게 된 이후로, 영어 공부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이란?

스티븐 크라센 교수님의 언어습득 이론 중 핵심은 바로 Comprehensible Input이라는 개념입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이해 가능한 입력이라는 뜻인데, 쉽게 말해 내가 대략적으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의 영어를 많이 듣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단어를 다 아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상대방이 말하는 문장 안에 모르는 단어가 있더라도, **대략적인 상황과 맥락을 통해 무슨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다면 그건 '이해 가능한 입력'**이 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I'm going to the store to buy some milk."라고 말한다고 해봅시다.
여기서 'store'나 'milk' 같은 단어를 몰라도, 상대방이 어딘가로 간다고 하고 무언가를 산다고 하는 분위기나 제스처, 상황을 통해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할 수 있잖아요.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입니다.

아기는 어떻게 언어를 배우는가?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말을 배울 때를 떠올려 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아기는 문법을 배우지 않습니다. 단어장도 외우지 않아요.
그저 배고프면 울고, 졸리면 떼쓰고, 무언가 필요할 때 몸짓과 소리로 부모님과 소통하려 하죠.

그러면 부모님은 자연스럽게 "맘마 줄까?", "엄마 여기 있어~" 라고 반복해서 말을 해줍니다.
그걸 수백, 수천 번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아기도 '맘마'가 음식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고, **'엄마', '아빠'**라는 단어의 의미도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듣기만 하고, 점점 그 말을 흉내내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 내죠.

아기가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을 보면 사실 Comprehensible Input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몰라도 반복되는 상황과 말소리를 통해 문맥과 의미를 자연스럽게 연결 지으며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죠.

성인도 같은 방법으로 영어를 배워야 한다

스티븐 크라센 교수는 어른이 된 우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우리가 아기처럼 하루 종일 영어만 들으며 자랄 수는 없지만, 우리 수준에 맞는 이해 가능한 영어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많이 듣고, 보고, 노출되면 언어 습득 능력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된다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의 수준보다 너무 어렵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쉬워서 지루하지도 않은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볼 때 영어 자막을 켜고 보거나, 영어 유튜브 채널에서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 듣거나, 어린이 영어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아 물론 저는 자막을 켜고 보진 않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모든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전체적인 맥락만 파악하고, 자주 반복되는 표현이나 단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목적이에요.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득이다

이 이론을 이해하고 나니 저도 영어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영어는 외워야 하는 공부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언어는 듣고 익히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자주 접하고, 많이 듣고, 내 수준에 맞는 콘텐츠로 꾸준히 노출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표현과 어휘가 늘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 표현이 입에서 나오게 됩니다.
마치 아기가 부모님의 말을 흉내내듯이요.

사실 이 방법은 시간을 요하는 과정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공부처럼 단기간의 성과를 내긴 어렵지만, 언어를 진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에요.


오늘은 이렇게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 개념과 스티븐 크라센 교수님의 언어 습득법에 대해 소개해봤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이론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영어 콘텐츠를 선택하면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고래였습니다.